* 언제나처럼 글을 쓰기 전에 해보는 lt 명령어를 통해 썰렁했던 너희들의
글을 많이 읽어보았다. 푸하하~ 역시 너희는 썰렁해~ *^^*
내가 느끼는 내 가정교육의 결과는
나에게로부터 욕과 거짓말을 앗아갔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 난 태권도장에서 '왔다'란 말을 배워왔다.
그 때의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새롭게 배운 신용어가 너무도 재미있어서
툭하면 '왔다'라고 소리치곤 했었다.
어느 날 가족과 함께 아침을 하고 있을 때
난 무슨 일로 '왔다'란 말을 했고,
아버님께서는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다'라고 점잖게 타이르셨다.
그 이후론 결코 부모님 앞에서 '졸라' 따위의 흔한 어휘도
의식적으로 '매우' 혹은 '디게'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알다시피 빵에서는 수많은 욕이 존재했다.
특별히 욕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난 빵에서 내가 이전에 들었던 욕과 비슷할 정도의 양의 욕을 들을 수 있었다.
"개새끼 씹새끼 호로새끼야~"
특유한 억양으로 무의식적으로 쉽게 내뱉었던
내 3상5방의 1대는 역시 욕의 일인자다웠다.
상황이 받쳐준다면
난 "대가리를 꺽어버린다" 혹은 "이런 개 씨발새끼를 봤나" 따위의
쌍욕을 할 준비를 해왔다.
불행히 아직까지 그 기회를 못 얻었고,
어렵게 배운 욕들을 잊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때론 혼자 집에서 연마하기도 하곤 한다.
물론 편견에 의한 것이겠지만
난 쉽게 욕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언젠가 좋아하지 않던 DJ DOC가 한 TV 프로에 나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삐걱삐걱'의 노랫말이 한창 소란이 되던 때였는데~
"저희는 대중가수입니다. 대중가수는 대중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이 쉽게 쓰는 말들을 공식적인 입장이란 이유로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공감했다.
욕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물론 분위기를 필요 이상으로 과격하게 만든다거나 쌀벌하게 하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품위있는 것과 품위없는 것의 판단은
선민의식에 사로잡힌 소수들이 결정내릴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언젠가의 도덕책 혹은 국민윤리책에서 나왔던
다수결의 모순을 난 무시해 버린다.
진리는 다수가 결정한다고 믿고 싶다.
그러므로 다수가 사용하는 욕은 충분히 품위있다.
ps.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욕을 할 생각은 아직 없다.
아직 숙달되지 않았다. 좀더 익혀야겠다.
나의 독선과 모순은 인정하는 바이다.
부디 어린 아이의 투정으로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처'란 이름에서 오는 이미지와 내 모습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는
많은 차이가 있나 보다.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색마 응통과 함께 만난 한 사람은 내가 아처라는 말에
보통의 사람들처럼 믿지 않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