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풀셋 (2003-05-23)

작성자  
   achor ( Hit: 1090 Vote: 19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1.
모닝콜을 받긴 했지만 예상대로 다시 잠들어
깨어나 보니 졸업사진 촬영이 시작한다던 13시.
어떤 이는 촬영에 대비하여 헤어 세팅까지 한다던데
나는 머리도 감지 못한 채로 헐래벌떡 출발한다.



2.
운이 좋았다.
개인 촬영이 아직 끝나지 않아 맨 마지막 차례로 사진을 찍는다.

학교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긴 했지만
그래도 학생은 학생인지라
아직 졸업하지 않은 동기들과 몇 년만에 조우한다.







3.
하물며 예비군 2년차도 1년차와 차이가 있을 것인데 졸업사진 또한 어찌 1년차와 같으리.
나는 졸업사진 2년차의 능숙함으로
아이들을 인도해 내기 시작한다.

그룹별 촬영과 동영상 촬영, 단체 촬영 등
지루한 감 없지 않았던 졸업사진 촬영을 별 탈 없이 끝낸다.









4.
졸업시험 발표가 오늘이랜다.
나는 급히 학과 사무실로 뛰어가 확인해 본다.

시험이 쉽다고 느꼈긴 했지만 일전에 말했던 것과 같이 정답을 써내지는 못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합격을 하든 불합격을 하든
일단 그 결과를 알아야 나름대로 대처를 하지!



5.

헉. 합격이다.
믿을 수 없다. 내가 졸업시험에 합격을 하고 말았다.
불합격자가 꽤나 보이는 걸로 봐서는 응시자 전원을 합격시켜 주는 이벤트는 벌어지지 않은 것 같다.
70점인가 80점이 합격 점수라 하던데
그렇다면 정령 내가 그렇게 많이 맞췄단 말이던가!

이쯤에서 한 번 오만해 해주자.

하긴. 내가 고등학생 시절에 워낙 경제학을 좋아했고, 잘 하지 않았던가.
그 시절에도 대학 저학년 수준의 경제학은 완벽히 꿰뚫고 있었으니
이번 시험에서도 약간의 암기 문제를 제외한 대체적인 계산 문제, 도표 파악 문제 등은 껌인 것도 당연하지.
음허허. ^__^v

자. 이제 나를 공부 못한다고 놀리지 말지어다!
지난 학기 한국경제사 A+에 이어 졸업시험도 당당히 합격해 낸 이 저력을 보라!



6.


학교는 축제 마지막 날이었다.
교내 커피숍에 들려 차 한 잔 하고, 교내 PC방에 들려 언제나처럼 캐리어와 질럿으로 모두들 쓸어주기도 하며
한껏 축제의 여유에 빠져본다.






7.

정규와 창진은 택껸 동아리에서 하는 일일주점에서 술 한 잔 하자고 한다.
나는 쌈박걸이 없으면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좀 뻣뻣하게 나간다.
정규는 5명이나 되는 쌈빡한 후배들을 불러모은다.


얇은 선을 경계로 바로 옆에서는 클릭비나, 박화요비, 신승훈 등을 본다고 광란의 분위기인데
우리는 금잔디광장에 주저 앉아 백세주 한 잔 한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5명의 쌈빡후배들은 모두들 신문지를 치마 위에 둘러놓았다.
나란히 두른 신문지가 독특하다.



8.

그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 소개를 하는데
99학번 그녀들은 내가 "권아처입니다" 소개를 했을 때 나를 알아 보았다.

학교 웹진에서 봤다며, 내일신문에서 봤다며 신기해 한다.
별 것 아니지만 나는 괜히 기분은 좋아진다.
싸인이라도 해줄까 했지만 그녀들이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을 것 같다. --;



9.

신승훈의 노래를 끝으로 축제는 끝났고, 우리는 2차로 다시 술집을 향했다.

정규야 원래 술을 잘 안 마시고,
창진은 내일 졸업시험이라며 술을 자제한 덕분에
처음부터 술은 전적으로 내 몫인 셈이었는데

아. 비참하다. !_!
나는 알아봐 준 그녀들 앞에서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기고 말았다.

좆됐다. --;
특별한 실수를 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좀 오버는 했겠다.
쪽팔리다. --;



10.
깨어나 보니 정규와 위택의 집.
짬뽕 한 그릇 시켜 먹고 집으로 향한다.

5월의 대학로는 여전히 아름답기만 하다.
그 넘치는 열정과 생동감이 마냥 부러워 진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7,85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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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thers2003-05-25 02:16:06
....특별한 실수는 안했으나 상당히 크게 각인되었을 것이라는데 한표. -_-;;;

 美끼2003-05-25 14:36:43
후후 졸업사진 2년차 그러고보니 작년에 같이 양복을 사러 다녔던 기억이 나네.. 이번엔 졸업시험도 합격햇으니 졸업하겠지? ㅋㅋㅋㅋ 졸업시험 합격 추카추카 ㅡㅢㅣ 당연한걸 축하하려니 이상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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