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제목: 내 아이에 대한 첫 글 ( 2010. 07. 15. )
분류: 개인작성자: achor작성일: 2010-07-16 02:41:41조회수: 508추천: 0

용용이가 태어난 지도 벌써 17일째인데 이제서야 첫 감상을 남겨 놓는다.
회사일이 바쁘기도 했고, 병원-산후조리원에서 바로 출퇴근 하는 삶을 살다 보니 정신 없긴 했지만 글 하나 쓸 시간 없었다는 건 아무래도 핑계겠다.


우선 수없이 많은 고민 끝에 용용이 이름은 權施潤으로 정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중학생 시절 독학했던 주역과 사주 등 잡기의 기억을 되살려 태어난 시간과의 음양오행을 나름 고려하였고,
마찬가지로 중학생 시절 아처라는 이름을 지을 때는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한글 하나하나가 갖는 어감, 이를테면 'ㅅ'자음의 중성스러움을 쓰면서도 '시'는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서'는 우울한 느낌이 있는 것 등도 고려했으며,
알파벳으로 표현될 때 영어권뿐만 아니라 기타 알파벳 문화권에서도 쉽게 통용될 수 있도록 'ㅈ'자음이나 'ㅓ'모음을 배제하고자 했다.
받침 사용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했고, 세상에 하나 뿐인 독특한 이름을 추구하긴 했지만
그래도 뜻 좋고, 예쁜 이름을 원하는 아내의 바람도 고려하여 적절히 부모의 마음이 뒤섞인 이름이라 하겠다.
아무튼 고생은 많이 한 이름이다.
물론 이름 확정과 동시에 siyun.org 도메인 등록까지 해놨지.


시윤이 태어나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기분이 어때' 라는 질문일 것인데
으례 책임감이 생긴다고 대충 답변하곤 했지만
사실 시윤이 태어나기 전과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아 스스로 난처한 느낌이 좀 있었다.
어쩐지 마땅히 아비로서 가져야할 마인드가 부족한 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 내지는 미안함 같은 느낌 말이다.

지인들과 이야기 하다 보니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다들 그렇단다.
실제로 무지막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시기는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고, 사물을 인지하여 기어이,
'아빠 이거 사줘' 라고 할 때란다. -__-;


보는 사람마다 100%의 확률로 시윤은 나를 닮았다고 이야기 한다.

아직은 눈도 부어있고, 형상도 잡히지 않았지만 내 눈에는 너무나도 예쁘고, 귀여울 뿐이다.
태아이던 시절부터 이야기 됐듯이 다리가 아주 긴 매력이 있고,
특히 날 때부터 겉눈썹, 속눈썹 모두 휘날릴 정도로 길어 커서 미인이 되리라 확신한다.
머리 숱도 많고, 머리카락 길이도 최강이라서 산후조리원을 나갈 즈음에는 묶고 나가도 될 정도가 되겠다.


시윤이 생김으로써 내 시간이 줄어들 거란 점만큼은 아무래도 확실해 보인다.
3시간 주기로 밥을 먹는 시윤의 스케줄을 따르려면 어쩔 수 없다.
오히려 아이 속에서 자기 시간을 챙기려는 게 과욕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밤에 피어나던 대학로 섹시가이, 기어이 사라졌노라.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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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kima 2010-08-27 17:35:55
권시윤. 이쁜 이름이네
왠지 우리아들 이름하고 비슷한걸?
윤시후. 권시윤. ^^

achor 2010-08-29 03:21:33
시윤 보다 이틀 늦게 태어난 사촌이 있는데 이름이 신지후.
시후는 몇 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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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3/09/2010 08: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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