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사내아이처럼 놀기 작성자 achor ( 1999-01-26 07:16:00 Hit: 195 Vote: 1 ) 어제는 사내아이들처럼 논 날이었다. 오랜만에 당구도 쳤고, 오락실 슬롯머신 앞에 앉아 연신 담배를 죽때리며 시간을 축냈으며, 끝으로 거한 술로 자리를 마무리졌다. 아직 내 황금손은 녹슬지 않았던지 갖가지 뽀록을 선보이 며 내리 당구에서 1등을 따냈고, 친구는 슬롯머신으로 7000 점이라는 기록을 새우며 터보라이터를 경품으로 받아 냈다. 그리곤 [실내 포장마차]란 간판을 단, 우리가 자주 갔던 호프집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다른 어색한 술집을 갔는데, 그 곳은 바닷가가 보이는 어느 곳에 거센 바다사나이들을 위한 그런 술집을 연상케 했다. 우리는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아니 난 이야기를 하 고 싶었지만 막상 말이 나오지 않아 친구들의 얘기를 듣고만 있었다. 항상 이모양이다. 주저리주저리 터트리고 싶다. 그 렇지만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친구는 레슬링 한국 대표로 따낸 수많은 금메달 이면에 숨 겨져 있는 비화를 이야기해주었는데 난 연신 고개를 끄덕거 리며 성실히 들어주었지만 사실 그건 내게 있어서 별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내 머리속이 혼잡한데 타인의 아무리 중요한 이야기라도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결국 난 꾸역꾸역 술을 내 몸속에 쳐넣으며 묵묵히 시간을 축냈다. 그리곤 집에 돌아와 언제나처럼 머드를 하다가 중간에 잠 들었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밤새 비가 왔었나보다. 촉촉히 젖어 있는 땅의 그 내음새가 좋았다. 오랜만에 비가 왔구나, 반가운 느낌이었다. 지난 여름날도 참 흐렸던 걸로 기억하는 데... 그 날따라 흐린 날이 마음에 들었다. 슬프도록 암울한 그 분위기가 좋았다. 바다가 생각났다. 외딴 섬위의 한 외로운 별장과 함께... 98-9220340 건아처 본문 내용은 9,528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c44_free/23047 Trackback: https://achor.net/tb/c44_free/23047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28156 1482 155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 댓글들에 오류가 있습니다 [6] achor 2007/12/0856059 25230 (아처) 삐삐해지 achor 1996/08/10154 25229 (아처) 사고배분 achor 1996/07/12202 25228 (아처) 사고의 미숙성 achor 1997/05/31194 25227 (아처) 사고의 미숙성 2 achor 1997/06/05111 25226 (아처) 사과 achor 1997/03/28220 25225 (아처) 사과의 글 3 achor 1997/08/24194 25224 (아처) 사기꾼 아처, 체포 위기! achor 1998/07/16205 25223 (아처) 사기도박단에 걸렸당~ T.T achor 1997/06/23204 25222 (아처) 사내아이처럼 놀기 achor 1999/01/26195 25221 (아처) 사내아이처럼 행동하기 achor 1999/04/08161 25220 (아처) 사랑 achor 1999/10/24200 25219 (아처) 사랑 낙서 achor 1997/10/01190 25218 (아처) 사랑(3) achor 1996/08/31215 25217 (아처) 사랑(4) achor 1996/09/08209 25216 (아처) 사랑과 우정 achor 1996/07/17156 25215 (아처) 사랑과 우정 이야기 achor 1998/03/28181 25214 (아처) 사랑에 관한 두세가지 이야기들 achor 1998/02/25191 25213 (아처) 사랑에 관한 두세가지 이야기들 2 achor 1998/11/18208 25212 (아처) 사랑에 대한 나의... achor 1997/01/20153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제목작성자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