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우지 못한 우리의 역사가... (2005-03-28)

1.
최근 독도문제로 불거진 한일간의 외교 마찰에
나 역시도 여느 우리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적잖은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보통의 평범한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관한 것인데,

애초부터 일본이란 나라에 애증과 관심을 갖고 있던 나이기에
나는 과거에도 인터넷을 통해 보통의 일본 네티즌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축구를 한 날이면 소위 대박인 셈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번처럼 역사에 관한 첨예한 다툼이 이뤄지고 있을 때 역시
양국의 보통 네티즌들이 풀어놓는 공방은 꽤나 재미있는 일이 되곤 한다.



2.
이렇게 일본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나를 비롯한 많은 한국인들은 일본의 역사교육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 젊은이들은 역사에 큰 관심도 없을 뿐더러
국가에서도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거나 혹은 진실을 알리는 데 적극적이지 않고,
또한 전후세대인 그들은 설령 자신들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안다 하여도
그것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들의 할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자신과 아무 상관 없는 일로 치부해 버리기 일수다.

...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의 한국인들 생각이고, 또 진실과도 크게 어긋나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일본인들과 교류하며 느끼는 한 가지는,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역사교육은 제대로 되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3.
일단 진실을 떠나서 단지 역지사지의 입장으로만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일본정부는 제대로된 역사 교육을 시키지 않아 일본인들이 잘못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보듯이
일본은 우리정부가 제대로된 역사 교육을 시키지 않아 한국인들이 잘못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느낄 가능성도
납득할만하다는 것이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럴 가능성도 꽤 높아 보이긴 하다.

일본은 적어도 수많은 역사교과서가 존재하지만
우리는 한 종이지 않던가.

정부 주도의 역사 교과서에는 적혀 있지 않은
우리의 치욕적이거나 부끄러운 과거는 얼마든지 존재할 가능성이 있고,
또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나는 일본인들의 입을 통해 그런 역사를 일부 들어본 경험도 있다.



4.
물론 분명한 건 일본이 침약자이고,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이미 일어난 사실의 영역이고,
아무리 바꿔말한다 해도 이미 일어난 사실을 뒤바꿔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 또한
우리만의 역사관에 사로 잡혀 보다 크고 확실한 진실을 놓쳐버릴 우는 없는 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내가 배우지 못한 우리의 역사가
어딘가에 있는 건 아닌가...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7,165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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