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첫 발을 주목하다 (2005-04-04)

작성자  
   achor ( Hit: 1779 Vote: 25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0.
심각하게 정치 얘기를 꺼내려는 건 아니다.
종교나 정치 같은 얘기는 항상 조심스럽기에
별다른 근거나 이유 없이 가쉽식으로 간단하게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얼마 전 열린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유시민 의원은 4위로 제2기 당 지도부에 입성했다.
나는 과거부터 그를 포스트 노무현 시대의 가장 큰 대안으로 믿어 의심찮고 있었다.

만약 노무현과 유시민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면
조금 고심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쉽게 노무현의 손을 들어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유시민이 노무현이 아닌 다른 이와 맞서게 된다면
유시민은 그 누구라 할 지 라도 내게 있어서 최선의 선택이다.



2.
좀 신기하기도 하고, 희한하기도 하고 그렇다.

나는 과거 노무현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지던 시절에도,
해양수산부 장관을 하던 시절에도,
또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시절에도
꾸준히 그를 지지하고 있었다.

이미 지나간 과거이지만 나는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실제로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난 후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말하자면 꿈꾸었지만 이뤄지지 않을 것만 같은, 그저 희망이나 바램 정도였다고나 할까.

어쩌면 지금의 유시민이 내게 있어서 그런 입장인지 모르겠다.



3.
알다시피 유시민은 여권 내에서도 많은 적을 갖고 있고,
특히 386의원들, 젊은 의원들과 사이가 안 좋은 면이 있다.
나로서는 양측 모두 좋아하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유시민을 지지하는 쪽이다.

유시민 세력을 이야기 하기 위해
조선일보 이명진 기자의 4월 3일자 기사를 하나 옮긴다.


여권 안팎에서 말로만 떠돌던 ‘유빠(유시민 지지부대)’의 존재도 현실로 드러났다. 대회장 상단에 자리잡은 유빠 100여명은 쉬지 않고 “유시민”을 연호하며, 매니아 수준의 열광적 지지를 보냈다. 한 의원은 “2002년 때 노사모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시민과 대립적인 입장에 있는 조선일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제대로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금의 유시민의 지지세력은 내가 보기에도 과거 노무현의 그것과 비슷한 면이 있어 보인다.

뭐랄까,
나처럼 과거에 노무현을 좋아하고 지지해 왔던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지금의 상황에서는 유시민을 대안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나 할까.



4.
유시민은 쉽게 타협하기 보다는 원칙과 정의를 준수하려 하고,
그것은 때때로 독단적이라는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이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자신이 굳게 믿는 사회적인 정의가 있는데
그것을 밀고 나가면 독단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렇지 않고 대화와 타협을 한다면 원칙과 소신이 없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사회적인 정의라는 것은 자연적인 정의가 아니라서
그 때 그 때 달라지다 보니
쉽게 행동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러나 내가 유시민을 지지하는 것은
그가 믿는 사회적인 정의가 내가 생각하는 사회적인 정의와 맞기 때문인 지라
나는 그가 독단적이라고 생각하는 대신
사회 정의를 위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정의로운 세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5.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생각하는 건 내게 있어서 정말 큰 어려움이다.

정동영이나 김근태는 지금으로서 전혀 고려치 않고 있고,
그렇다고 한나라당이나 민주노동당에서 찾을만한 대안도 내겐 없다.

최선은 역시 노무현의 중임인데 그것은 불가능하고,
그렇다면 유시민인데
2003년 처음 정치권에 입성한 유시민은 사실 정치경력이 너무 짧긴 하다.

그렇지만 모르는 일이다.

나는 내 자신이 정치적으로 문화의 가장 중심에서 가장 대중적인 생각으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그것은 이미 노무현이 증명해 줬다.
어쩌면 유시민 역시 남은 시간동안 뛰어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내어
짧은 정치경력 속에서도 기적과 같은 결과를 이뤄낼 지도 모르겠다.

이제 새롭게 열린우리당 지도부로서 첫 발을 내딛고 있는 유시민을
주목해 본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7,17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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