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2008-09-06)

작성자  
   achor ( Hit: 2518 Vote: 7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1.
토요일 정도엔 좀 늦게까지 잠들어 있고 싶은데
힘든 일이다, 평소 기상 시간인 8시면 칼 같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도 뭐
커피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2.
MBC에서는 금요일 밤에 W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는데
이것, 내가 꼽는 최고의 TV프로그램이다.

너무나도 재미있고, 흥미롭고, 유익한 그런 프로그램은 물론 아니지만
적어도 한국에 이런 프로그램 꼭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적인 시야를 세계적으로 넓혀주는 게 마음에 든다.

보고 있노라면 한국 사회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사안들이
때론 별 것 아닌 양 느껴지기도 하고,
또 때론 한국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겪는 문제라는 걸 느끼기도 한다.



3.
좀 된 이야기지만
쿠바와의 올림픽 야구 결승이 있던 날,
나는 거리를 홀로 걷고 있던 중이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건 전혀 아니었지만
결승이었다는 것도 그렇고, 또 경기 자체도 매우 흥미로웠기에
DMB로 경기를 보면서 걷고 있었고,
또 나 뿐만 아니라 그 시간 거리의 많은 이들 역시 그러했었다.

9회말 1사 만루의 상황이다.
투수는 교체되었고, 점수는 1점 차.
안타 하나면 역전패, 바로 경기가 끝나버리는 절체절명의 상황.

공이 정대현의 손을 떠나자 이내 깡, 하는 소리가 이어진다.
졌구나, 이렇게 끝났구나, 순간 생각한다.

그런데,
쿠바 타자 구리엘의 타구는 땅볼로,
2루 베이스쪽으로 튀어가던 공은 박진만, 고영민, 그리고 이승엽에게 이어지며
단숨에 3아웃를 만들어 내버린다.

순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승엽이 공을 받는 순간
정말 거리는 쿵 하며 울렸다.
나는 수 억만년 이어져 온 지구의 궤도가 흔들렸을 거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하루에도 무수히 거리에서 지나치는 낯선 타인들이
그렇게 같은 생각, 같은 환희를 느꼈다는 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새로운 느낌으로 남아있다.



4.
2002년도 무렵의 다이어리를 우연찮게 보았다.
나는 그 무렵부터 사랑에 회의적이었었나 보다.

http://empire.achor.net/diary/188
http://empire.achor.net/diary/235

미팅을 하며, 소개팅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며
그 시절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사랑을 하게 되면 결국은
결혼을 하든가 헤어질 것인데
둘 다 관심 없는 결론이기에 사랑 자체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그 생각, 너무 오래 이어진 느낌이다.

- achor


본문 내용은 5,92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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