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끄적끄적 49 추석특집 2 (1998-10-06)

작성자  
   achor ( Hit: 2140 Vote: 9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끄적끄적

『칼사사 게시판』 30462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49 추석특집 2                               
 올린이:achor   (권아처  )    98/10/06 15:53    읽음: 45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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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와 그녀의 대화가 될 수 있다면... 981004

아니. 괜찮아. 나는 시간이 많이 남아도는 인간이니까.
그렇게 남아돌아요?
내 시간을 좀 주어서 그 속에서 미도리를 잠들게 해 줄 정도는 있다구.









     2. 

1년이 흘렀다.
많은 것이 변했고, 많은 것이 변하지 않았다.
퇴소날부터 갑자기 읽고 싶은 욕구에 시달린
Norwegian Wood를 읽었다.

난 단지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책을 읽고 있었다.
Oh! Eliot!

집 앞에 노래방이 생겼다.
지난 추억을 담은 가요들이 들려온다.
추억들...

시간이 흐르고 있다.
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981004 23:15
                                        할머니댁 옥상에서 홀로 담배를 피며...








     3.

정령 완벽한 사랑은 없는 것일까?
세상엔 운명적 사랑만 존재할 뿐
절대적 사랑은 없다.
21年이 조금 안된 삶까지에는...

                                                                 981004 night 
                                                                 in 상주





     4.

밤공기가 싸늘하다.
가을이다.

Norwegian Wood를 다시 완독했다.
The Great Gatsby를 다시 읽어봐야겠다.

이건 상실의 허전함은 분명 아닐게다.
틀림없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아쉬움...

'과거'라 이름 붙일 것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현실'을 고정시키고 싶다.
젊음이 사라져가고 있다...

                                                                  981005 dawn
                                                                  in 상주










     5.

누구와 봤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 영화들...
     사람들이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981005 night








     6. 담배의 세계

GPC APPROVED Lights FILTER 100's
BROWN & WILLIAMSON TOBACCO CORPORATION










     7. 

이 가면을 벗어버리고 진실로 세상을 대해야할텐데...
모든 것이 실패했을 때 훌훌 털고 떠나리라!

                                                                       981005








     8. 

사소한 줄의 하나가 내 삶을 얼마나 다르게 변화시켜 왔는가!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George Winston.
새로이 난 또다른 줄을 하나하나 잡아가고 있다.
운명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으리라.

                                                                       981005






     9.

나는 지금 감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시절 그토록 외면했던 감성을...

지성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나는 철저히 패배자다.

그러나 나는 나의 신념을 믿어보련다.
뜨거운 가슴의 감성이 있을 때,
그 때서야 비로소 절대적 사랑을 만날 거라 믿는다.

감성을 키우자.                                              981005 night 상주

    10.

시간이 너무도 빨리 흘러 난 미쳐버릴 것만 같아.
보라구! 이 소중한 젊음이 사라져가고 있어.
무언가를 막 해대야할 것 같은데
내겐 아무 것도 할 게 없어.

삶의 열정을 갖고 싶어.
가슴 속의 뜨거운 무언가가 필요해.

이렇게 계속해서 나를 소멸시킬 수만은 없어.
나는 길이 되어야한다구!

                                               981005 10:50
                                               상주, 아버님 차 안에서 홀로...
                                               ps. 언제나 홀로지만...












     11. 성미, 그리고 정민에게...

성미 : 물론 나 역시 널 기억하고 있어. 그것도 아주 잘 말이야.
       그 시절 난 꽤나 할 일이 없어서
       칼라의 문학게시판까지 볼 생각을 했었는데 말야.
       거기서 네 글을 읽었던 거야.
       그래서 널 칼사사로 끌어들일 생각에 네게 접근을 했던 게지. --+
       그리곤 쉽게 공략당하지 않는 널 보곤 포기하고 말았어.
       그게 내가 갖고 있는 너에 대한 추억의 전부.
       어쨌든 다시 볼 수 있다니 기쁨이군.

정민 : 1996년의 아련한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뿌빠로세.
       네 소식을 들은 것이라고는 머리가 락커처럼 되었다는
       1996년 후반, 혹은 1997년 초반의 기억까지.
       네 동생과는 약간의 교류가 있었지. --;
       내가 네게 바라는 건 그리 큰 게 아냐.
       가끔 찾아와 함께 지난 추억을 되집어볼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줄 수 있겠니?











참 가고 싶지 않았던 시골이었다.
여기서 하고픈 일들이 몇 트럭정도는 쌓여있었으므로.

그렇지만 할아버님의 첫 제사란 이유를 극복할만한
그 어떤 변명도 찾지 못한 채 난 시골로 갈 수밖에 없었다.

시골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만화방에 가서 하루종일 만화를 본다거나
'무엇을 하지?' 생각하는 일 정도.
지난 시절 그토록 많았던 오락실도 모조리 사라지고 말았으니.

1년 전 오늘, 그러니까 작년 추석이 참 많이 생각났다.

구치소에서 나와 첫 금연기간을 실패로 기록하고 있던 시절.
보름달을 보고픈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가
그 아름다움에 괜히 기분이 공허해져서 담배를 물고 말았던 기억.

매일 꽁초만 피워서 그런지 담배를 필터 바로 앞까지 피고 있는 날 발견했다.
슬며시 미소 지으며 '그 땐 그랬지'라고 기억할 수 있는 시절.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이토록 서글프게 느껴지는 때는 없었다.
하루하루 내가 살아간다는 것이...
내가 소멸되어간다는 것이 슬프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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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