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 (2002-05-05)

Writer  
   achor ( Hit: 1938 Vote: 41 )
Homepage      http://empire.achor.net
BID      개인

어린이날은 내게 더이상 아무런 의미도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건 오래 전 이야기다.
나는 여느 날과 다름 없이 시간을 축냈다.
물론 부처님오신날이든 개천절이든 뭐든 마찬가지였겠지만.

나는 틈틈히 잠을 잤고,
어느새 5월이 닷새나 흘렀음을 생각했으며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새삼스런 생각을 반복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문 닫은 롯데백화점 앞 벤치에 앉아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것은 7년이나 된 이야기였다.

고등학생이던 시절, 내가 다니던 독서실은 언덕에 위치해 있었다.
그 언덕을 지나 차들이 다녔고, 나와 친구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독서실 앞 계단에 앉아 지나가는 차들, 사람들을 바라보곤 했었다.

시원한 날씨 속에서 벤치에 앉아 흘러가는 것들은 바라보는 일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일이었다.
목이 말라 근처 KFC로 가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곤,
돌아오는 길에 약간 출출한 기운이 느껴져서 파파이스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왔다.
물론 비디오 대여점에 들려 한 편 빌려오는 것도 잊지 않았고.

이것은 나의 행복이다.
일을 하거나 빈둥거리다가 동네 앞에 앉아 바람도 쐬고,
근처 편의점에 들려 예쁜 아가씨한테 돈을 건네며 시원한 음료수도 사고,
돌아오는 길엔 먹을 것과 비디오, 만화책 같은 걸 빌려와서 그저 그렇게 밤을 지새우는...
이것은 나의 작은 행복이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22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achor.net/board/diary/572
Trackback: http://achor.net/tb/diary/572
RSS: http://achor.net/rss/diary

Share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achor2017-02-04 00:52:39
즐거운 삶이었다.

Login first to reply...

Tag
- 행복: 가을 2 (2014-09-10 19:35:41)- 행복: 도대체 얼마를 벌어야 윤택하게 살 수 있을까 (2011-04-12 01:01:08)

- 행복: 이념과 철학, 이상과 신념은... (2010-12-01 01:17:58)- 행복: 일상의 가치 (2012-05-01 22:59:10)

- 어린이날: 어린이날 (2016-05-05 11:37:51)- 행복: OMW2015 사람, 꿈꾸다 (2015-04-17 17:21:28)

- 행복: 2010년의 여름휴가 (2010-08-03 19:25:12)- 행복: 동네 사나이 2 (2017-05-02 16:46:34)

- 어린이날: 어린이날 (2001-05-05 20:29:53)- 행복: 새 소리를 들으며... (2002-05-14 06:17:06)



     
Total Article: 1957, Total Page: 272
Sun Mon Tue Wed Thu Fri Sat
      1 2 3
신뢰쌓기
4
5
나의 행복 [1]
6
아... 도대체... [1]
7
어버이날 [1]
8 9 10 11
bacardi white
12 13 14
새 소리를 들으며...
(아처) 문화일기 17..
15
새벽에 쓰다 만 글
16 17
아름답던 그들
18
인스턴트 커피 [7]
19
엄청난 희소식 [5]
20
한빛소프트 CEO를..
21 22 23 24 25
아쉬운 한 주
26 27 28
졸업앨범 촬영 [1]
29 30 31
2002 한일월드컵.. [2]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Poll
Only one, 주식 or 코인?

주식
코인

| Vote | Result |
  Tags

Tag  

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추천글close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