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교 (200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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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교

오늘은 기필코 학교에 갈 것입니다.

- achor WEbs. achor

# 2002년 6월 11일 16시 조회수 6

아무래도 오늘 역시 학교에는 못 갈 것 같네요.
내일은 꼭 가야지. --;

아침에는 방으로 햇살이 들어오지만
12시를 기점으로 오후부터 햇살은 화장실을 비추지요.
오후 세 시경, 샤워를 하고 있던 그 시간에도 오후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오더군요.

문득 62-3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살던 我處帝國과는 달리 62-3은 햇살이 많이 들어왔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그 시절은 함께 산다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였지만
또 반면 덕분에 재미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적어도 외롭거나 심심하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 시절에도 특별히 할 일은 없던 저희였기에
대개 친구들을 불러내서 술 한 번 쏘라고 하거나
혹은 채팅 사이트를 둘러가며 쌈박걸들과의 번개에 몰입하곤 했었지요.

또 학교 도서관을 가장 많이 갔던 때도 그 때입니다.
술 마시지 않는 밤이면 모두가 집으로 귀가하는 저녁 느지막히
읽을 책 몇 권 들고 학교 도서관에서 밤새는 게 저희의 하루 일과였습니다.

도서관 휴게실 쇼파에 누워 평소 같으면 꿈도 못 꿀 실내 흡연을 하기도 했고,
라면을 먹거나 각자의 잡념을 나누며 이야기 하기도 했었는데...
제 홈페이지에 있는 몇 소설 같지 않은 소설들은 그 시절 생각했던 잡념들이 토대가 되기도 했지요. ^^;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그리워졌습니다.
한 친구는 그래도 적당히 학교 생활 잘 하고 있어 보이지만
다른 한 친구는 사실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 친구, 삶의 멋을 알던 친구였는데
이제는 그 멋이 왜곡되어 버린 건 아닌지 우려가 드네요.
물론 스스로의 길을 잘 만들어 내리라 봅니다만.

한 학기가 끝나가니 걱정이 많이 생깁니다.
단 한 번도 학교에 가지 않았으면서 적당한 학점을 바라는 제 요행도 불쌍하고,
항상 학교 생각에 걱정 많이 하면서도 실천하거나 행동하지 못한 제 자신에게 아쉬움도 생기고요...

대학로 근처로 이사를 가서
마지막 남은 한 학기는 학창시절을 잘 꾸며볼까도 생각해 봅니다.

아. 정말 그래야겠네요! 적극 고려해 봐야겠습니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20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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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kima2002-06-12 03:07:23
무엇이 그애를 변하게 한걸까..?

 bothers2002-06-22 00:49:11
적응했다는 말에 반대. 이건 삶을 박차고 나갈 용기가 없어서 죽어 지내는 것 뿐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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