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혼자 사는 법 (2002-08-20)

작성자  
   achor ( Hit: 1544 Vote: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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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개인

지난 일요일부터는 시부야 근처에서 혼자 살고 있답니다.
제 집에는 TV도 있고, 냉장고도 있고, 렌지도 있고...
전형적인 일본 다다미가 깔려 있고
현대적인 욕실과 주방을 갖추고 있는 그런 곳이지요.

일본이 한국과 가장 많이 다른 점은 외국인 수 같습니다.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외국인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지요.

특히 제가 있는 시부야가 가장 많은 외국인이 있는 곳인데
저는 신주쿠나 하라주쿠, 긴자 등 도쿄의 다른 유명한 곳보다도
시부야가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시부야에는 젊은 일본인들과 다양한 외국인들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니 말입니다.
제가 보기엔 가장 활기차고 번화한 곳이 바로 시부야 같더군요.

요즘 제 일상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아침에 대충 일어나서 빵으로 끼니를 때운 후
지하철을 타고 시부야로 나갑니다.
일본은 지하철이 다소 복잡하고, 요금도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가장 비싼 편이지만
워낙 표지판을 잘 꾸며놔서 일본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외국인이라도
별 불편함 없이 원하는 곳을 찾아갈 수 있게끔 되어 있습니다.

시부야에 나가면 저 같은 외국인들을 여럿 만날 수 있는데
그들은 대체로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거리에 앉아 있습니다.
저 역시 그들과 그냥 하는 일 없이 거리에 앉아 있곤 하지요. --;

이미 도쿄 구경은 다 했거든요.
도쿄의 조금 알려진 곳은 어디든 다 가봐서 이제는 더 이상 가고 싶은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저 시부야에서 늘씬한 일본인 여성을 보는 거나
제 어설픈 영어도 왠지 근사하게 느낄 수 있는 일본인과의 영어 대화 등이 즐거움이지요.
정말로 일본인들의 영어발음은 형편 없습니다. ^^

일본 여성들은 한국 여성보다 더 매력적입니다.
처음에는 그 까닭을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일본 여성들은 여성적이더군요.
보이쉬한 여성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고,
거의 대부분이 소매가 없는 나시티에 짧은 스커트, 혹은 붙는 바지를 입고 다닙니다.
한국 여성들의 폴로티나 통 큰 바지는 일본 여성으로부터 찾아보기 힘들지요.
그것이 일본 여성이 지닌 매력의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운 좋게도 제가 있는 지금,
일본의 맥도널드에서는 59엔짜리 햄버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59엔은 우리돈으로 약 590원의 가치지만 일본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싼 요금입니다.
좀 싸게 무언가를 먹고자 한다면 6-700엔, 괜찮게 먹고자 한다면 1000엔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59엔짜리 햄버거는 정말 염가이지요.
그것이 제 주식입니다. --;
다만 콜라는 중간 사이즈가 180엔.

그렇게 무더운 일본의 낮시간을 보내고 나면 저녁에는 니혼슈를 마시곤 하지요.
우리나라 정종 혹은 청주와 비슷한 니혼슈는 꽤나 맛있는 편입니다.
특히 뜨겁게 데워서 마시면 더욱 좋지요.
대체로 일본 음식들은 제게 잘 맞는 편입니다.
일본인들조차도 꺼리기도 한다는 음식들도 제게는 맛있게 느껴지더군요.
일본에는 외국 음식도 많아서
인도나 타이, 중국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요리 등도 손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갈비를 먹었는데 어찌나 조금 나오던지... --;
1인분에 조그만 갈비 4-5조각 나오더군요.
그리하여 한국에 가면 갈비를 마음껏 먹을 예정입니다.

그렇게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따스한 물에 샤워를 하고,
잘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대충 뭐하는지 감으로나마 때려잡을 수 있는 일본TV를 보다가 잠들면
하루 일상이 끝납니다.
깨어나면 다시 위와 같은 하루가 시작되고요.

일본에서 살아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제가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외국인이라면 한국 보다는 일본에서 살 것을 100% 확신합니다.
적어도 도쿄 사람들은 외국인에 많이 익숙해져 있다는 걸 느끼니 말입니다.

일본 인터넷은 지금 많이 발전해 나가고 있어 보입니다.
TV나 지하철 광고를 보면 ADSL 선전이 많이 나오고 있고,
아직은 핸드폰을 통한 인터넷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조금씩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해가고 있다는 걸 느끼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일을 하며 먹고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제13호 태풍이 일본 도쿄 근처까지 접근해서
어제는 강풍과 강우도 간혈적으로 있었는데
태풍이 지나간 오늘은 원래의 도쿄 날씨처럼 아주 덥습니다.
다만 이곳, 인터넷을 하고 있는 이 학원은 에어컨을 너무 쎄게 틀어놔서 아주 춥네요. --;

15시까지 이곳에서 버텨야할 것인데 아무래도 안 되겠습니다. 너무 춥습니다. --;
또 밖에 나가서 일본인들에게 제 영어나 자랑하며 시간을 축내야겠네요.

- achor WEbs.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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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goob2002-08-22 02:05:26
원래 술은 좋아하지 않지만, 니혼슈는 나 또한 맛있게 먹었었어. 따뜻하게 데워서 말이지.^^

 piria2002-08-29 01:53:17
1년쯤되었나? 너무나 칼라풀하고 큰액정핸드폰에 반해버린기억이 난다. 게다가 핸드폰에 붙은 카메라를 봤을때의 놀라움이란..

 piria2002-08-29 01:54:22
다들 똑같은 핸드폰에 모바일오락에 열중하던 모습. 시부야..시부야의 뒷골목. 강아지동상이 기억나는군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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