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 (2002-09-11)

작성자  
   achor ( Hit: 1994 Vote: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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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개인

답답하다.
너무나도 답답하여 참을 수가 없다.

내일 학교에 가야하기에 조금이라도 자둘 요량으로 자리에 누웠으나
결국 잠들지 못하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는다.

처음에는 오직 어둠 속에 있었으나 익숙치 않아 음악을 틀어놨더니 더욱 커져만 간다.
상념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명쾌해진다. 그 답답함은 억누를 수 없을 만큼 커져만 간다.


도대체 내 삶을 무엇을 하며 어떻게 보내야할 것인지 도무지 결론내릴 수 없다.


나이는 자꾸만 먹어만 가는데, 시간은 자꾸만 흘러만 가는데
아직까지도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한 내가 답답하다.
왜 나에게는 남들과 같은 꿈이 없냔 말이다.
도대체 얼마나 더 답답해 하고, 고통스러워 해야 나의 길을 정할 수 있느냔 말이다.

이렇게 흘러가버릴 젊음을 도무지 용납할 수 없겠고,
또한 그저 그렇게 살아가야할 나의 운명도 참아내기 힘들다.
나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두고 살아가고 싶은데
이것은 젊음의 특권,
나이 들어 아무 것도 이루어놓지 못한 그 초라함을 어떻게 참아낼 수 있을까.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더 흘러야, 얼마나 더 고통스러워 해야 나의 길을 정할 수 있느냔 말이다.
정령 신이 있다면, 운명이 있다면 이제는 좀 가르쳐 달란 말이다.
나는 충분히 고통스러워 했단 말이다.


나는 나의 고통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치 않으나
이것은 참으로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결국 잠을 못 이루게 할만큼 말이다.

참을 수 없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
그리고 꿈이 없다는 것.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04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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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2002-09-13 19:38:39
알잖아. 나는 종교나 기도 같은 걸 싫어하는 무교도인이라는 걸. 특히 기도는 나약한 인간의 완벽한 표본 같아서 기도하고픈 마음은 전혀 없어. ^^;

 achor2002-09-13 19:38:52
그렇지만 어쩌면 나의 생과 사를 좌우했던, 그 수술대에 오르던 전날 밤처럼 나 역시도 또 다시 정말로 감당할 수 없는 위기 앞에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할 지도 모르지.

 achor2002-09-13 19:39:22
이 얼마나 귀여운 모순인가! --;

 achor2002-09-13 19:40:51
그러나 신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전지전능한 신 대신에 애지의 신을 선택할 거야. 고로 내가 종교인이라 하여도 기도는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아.

 achor2002-09-13 20:03:10
다만 각기 교회에서 짱을 맡고 있는 vluez나 bothers가 나를 위해 기도해 줄 거야. --+

 Keqi2002-09-13 23:46:25
하지만, 난 예수쟁이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기를 믿는 편이지... 허허허...

 美끼2002-09-14 15:09:17
시간이 흘러가는건 어쩔수 없지만..

 美끼2002-09-14 15:09:45
꿈이 없다는건......문제구나..

 ggoob2002-09-15 02:56:37
자유롭지만, 나름대로 계획적인 삶. 오빠의 꿈이 이거 아니였어? 지금도 오빤 잘하고 있어. 알잖아.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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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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