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인 (2004-09-07)

작성자  
   achor ( Hit: 666 Vote: 2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1.
결과적으로 나는
착하다기 보다는 너무나도 양심적인 사람인 것이다.

아마도 나는 낯선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지언정
안면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자그마한 사기 조차 칠 수 없을 정도로
의리가 있는 편이고, 정에 얽매여 있는 편이기도 한 것이다.

특히나 내게 좀 잘해주는 사람이라면
나를 다소간 괴롭히는 요청이라도 들어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가끔 맞이하게 되는데
이런 것은 내게 좀 스트레스가 된다.



2.
세상에는 단편적으로 만나야할 사람들이 있는 법이다.
낯선 곳에서 길을 가르쳐 준 사람이라던가
우연히 탔던 택시의 운전수,
혹은 나이트에서 부킹한 파트너 등이 그런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정해진 곳이 아닌 유동적인 곳에서 만났으되
그 목적을 부합해 줄 수 있다면 꼭 그 사람이 아니라도 누구라도 상관 없는 그런 사람들이다.
곧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은 사람들 말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과의 안면이 지속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해가 되는 건 결코 아니겠지만
필요 없는 연이 이어지는 건 때때로 아주 귀찮고, 괴로운 일이 되기 마련이다.



3.
나는 이런 꼭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연이 이어지려 할 때
너무나도 양심적인 사람인 지라
이것을 냉정하게 거부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

당신과 알고 지내고 싶지 않아요.
나를 제발 귀찮게 하지 말아주세요.

이런 말을 해주고 싶은데 잘 못할 것 같다.
그 말이 상대방의 가슴에 비수를 찌를까봐 두려워 진다.

역시
결과적으로 나는
착하다기 보다는 너무나도 양심적인 사람인 것이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7,366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achor.net/board/diary/981
Trackback: http://achor.net/tb/diary/981
RSS: http://achor.net/rss/diary

Share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carina2004-09-07 22:36:00
말만이 사람맘에 비수를 찌르는것은 아니다.

 achor2004-09-08 19:22:06
니 그 말이 내 가슴에 비수를 찌르는구나. ㅠ.ㅠ

Login first to reply...

Tag


     
Total Article: 1957, Total Page: 272
Sun Mon Tue Wed Thu Fri Sat
      1 2 3 4
5
구미
6 7
양심적인 [2]
8 9 10 11
12 13 14 15 16 17
나우누리 [3]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Poll
Only one, 주식 or 코인?

주식
코인

| Vote | Result |
  Tags

Tag  

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