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 오랜만에 내 Twitter에 접속해 본다.
몇 달 전 점심시간, 자기 전에 남겨놨던 글 하나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문화현상은 내 주된 관심사이기도 하고,
또 業으로써도 창의적인 웹서비스를 만들어 내고자 항상 고민해 왔으면서
이토록 거리감이 있었다는 건 의외다.
몇 달 전 성훈, 용민과 술 한 잔 하며 나눴던 화제 중에 한 가지가
Twitter나 iPhone 이후 점점 밀려 들어오고 있는 모바일 기반의 기술이었다.
성훈의 AppStore 예찬과는 달리
나는 모바일의 무한한 가능성 자체를 별로 희망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 보면
동일한 현상에 대해 서로 입장이 달랐던 까닭은
전적으로 서로의 상황이 달랐기 때문이겠다.
사람은 결국 자신의 개인적 체험 혹은 현실에 지극히 지배받기 마련이다.
성훈은 한때 나보다 턱 없이 컴퓨터를 못한 시절도 있었으나
이제는 이미 OS를 개발할 정도의 뛰어난 개발자가 되어있었고,
그러기에 AppStore를 통해 자신의 기량을 무한한 가치로 치환할 수 있다는 게 희망적이었을 게다.
반면 나는 한 때 개발하는 걸 좋아했으나
이미 기술에 뒤쳐져서 직접 개발하는 건 그저 꿈만 꾸고 있고,
게다가 직접 운전을 하고 있으니 집-차-회사의 연속성 속에서
보다 편한 웹 대신 일부러 모바일 디바이스를 사용할 까닭이 없으니
그 가치를 폄하하는 것도 당연했다.
나는 과도기적인 것이 아니라 그 궁극을 생각했었다.
입력수단이든 출력수단이든 모바일의 환경이 개선되어 그 궁극에 이른다면
그것은 결국 웹 환경을 모바일에서도 차이 없이 하는 것이리라 여겼었다.
곧 모바일은 특별한 것이 아니고,
그저 과거엔 전혀 불가능 했으나
점진적으로 기술이 발달하고 있고,
결국은 앉아서 했던 것들을 이동 중에도 할 수 있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모바일에서 가능한 무엇,이 아니라
여전히 서비스 자체의 혁신성이 가치 있지 않아 여겼었다.
그저 마케팅적인 힘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iPhone은 10년 전 내가 썼던 PDA와 별 차이 없다.
며칠 전 세상이 떠들어 대던 iPad조차 10년 전 테블릿PC와 차이가 없다.
현격한 기술적 진보는 없었다.
Twitter 또한 특별한 기술적 진보가 있었던 건 아니라 본다.
Twitter 정도의 서비스가 그간 (적어도 한국에) 없었던 까닭은
그저 통신사의 이기심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모바일의 가치를 바라보는 내 시야는 여전히 몇 달 전과 동일하다.
Twitter든 iPhone이든,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간의 그 거리감만은 인정한다.
비판을 하려거든 잘 알아야 함이 당연하다.
그리하여 앞으로 Twitter를 좀 써볼까 하는 요량으로
홈페이지에 내 Twitter 내역을 실시간으로 동시 게시 가능토록 조금 손 봐 놨다.
http://empire.achor.net/v7.3/acwebs/?mo=twitter
상황적으로 아마도 모바일에서 Twitter를 쓸 시간은 여전히 없겠지만
간단한 실생활 잡담은 좀 나눠볼까 한다.
잘 될 지는 모르겠다만.
Twitter는 쓰더라도 iPhone은 여전히 쓸 생각, 전혀 없다.
주변에 날로 늘어가는 맹목적인 애플빠와는 상관 없이
스티브 잡스의 오만과 독선은 결국 매킨토시의 선례처럼 그 한계에 부딪치리라 확신한다.
독재자는 다수의 민중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매킨토시가 IBM '호환' 기종의 힘을 꺾을 수 없었던 것처럼...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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