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밥을 먹을 때면 대개 게임TV를 많이 틀어놓는 편이라서
나는 내 동년배에 비해 스타 프로게이머들을 많이 알고 있는 편에 속한다.
물론 그렇다고 스타를 직접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이 향해 왔듯이 스타는 내게 있어서 축구나 농구와도 같은 하나의 스포츠일 뿐이다.
직접 플레이 하지는 않지만 단지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2.
한 해설자는 이윤열과 서지훈 같은 프로게이머가 완성형 테란이라고 말하였다.
임요한이 전략에 강하고,
최연성이 물량에 강하다면
이윤열과 서지훈은 전력과 물량, 둘 모두에 강한
테란의 테크닉이 진보를 거듭하여 결국 달성하게 된 완성된 형태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완성형 테란이 전략이나 물량, 한쪽에 특히 강한 테란에게 백전백승 하느냐,
그건 또 아니다.
완성되었다는 것만으로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형태가 완성된 형태라는 의미일 뿐이다.
완성되지 않은 테란이 완성된 테란을 이기는 경우 또한 많은 게 현실이다.
실제로 임요한이나 최연성은 완성형 테란들보다 더 잘한다고 평가받는 게 보통이다.
3.
완성형 인간을 생각해 본다.
성격도 좋고, 얼굴이나 몸매도 빼어나며, 착하고, 지혜롭고...
뭐 기타 등등.
이런 이가 존재한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을 것도 같은데
또 파티플레이가 주를 이루는 MMORPG를 생각해 보면 그렇지도 않다.
각기 고유한 특성이 나타난 이들과 함께 파티를 이루어
자신의 단점을 다른 이가 갖고 있는 장점으로 보완하는 형태에서는
모든 능력에 최고는 아니지만 두루 괜찮은 능력을 갖고 있는 이는 필요가 없다.
중간은 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공격력은 약하지만 방어력에 특화된 캐릭이 있고,
또 방어력은 약하지만 공격력에 특화된 캐릭이 있다면
방어력 특화 캐릭이 탱커를 하고, 공격력 특화 캐릭이 데미지 딜러를 하는 게
적당한 공격력과 방어력의 두 캐릭이 대충 나눠가며 파티를 하는 것보다 낫다.
결혼 또한 각기 다른 두 사람이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그 상대방에게 보완 받는
일종의 파티플레이라면
많은 이들이 꿈꾸는,
성격도 좋고, 얼굴이나 몸매도 빼어나며, 착하고, 지혜롭고...
뭐 기타 등등.
그런 완성형 인간의 배우자는
어쩌면 별로일 수도 있겠다.
파티플레이에서 중간은 없으니.
- achor WEbs.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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