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다 (200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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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903 Vot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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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 후에야 좋아할 수 있었던 djdoc의 비애,라는 노래다.




외롭고 쓸쓸한 것에 나는 많이 익숙해져 있으면서도
그래도 가끔은 정말 외롭고 쓸쓸할 때가 있다.
늦잠을 자서 학교에 가지 못했던 오늘이 그랬다.

오후 수업은 들을 수 있었지만 학교에 가는 대신에 밀린 일이나 하자고 결심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일을 하는 대신 내내 술만 고파 했었다.
아마도 아주 힘들게 찾아낸 중경삼림을 다시 보게 되어 그런 것도 같다.
여전히 중경삼림은 쓸쓸한 느낌이 배어나온다.

다들 바빠져서 하루하루가 중요하고, 그 다음날이 걱정되는 상황인 것을 알기에
나는 누군가에게 나와 술 한 잔 하자고 청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러한 사실이 슬펐다.

게다가 아주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술을 마시기 위하여 멀리 나가고 싶지도 않았다.
대개 만족하지만 때로는 원망하기도 하는 이 게으름을 나는 좀처럼 고치지 못하고 있다.
하긴 별로 고치고 싶지도 않다.

밤 늦게 술 마시러 나가는 일도 오랫만이다.
아니 술 마시는 것 자체가 오랫만의 일인 것 같다.
설령 술 마실 기회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간 나는 가볍게 입에 댈 뿐, 그닥 마시지 않았던 것 같다.

외롭고 쓸쓸한 것에 많이 익숙해져 있으면서도
오늘은 정말 외롭고 쓸쓸했던 것처럼
오늘은 술을 조금 많이 마시고 싶다.

그럴 때가 있는 법이다.
나는 지금 술을 마시러 간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06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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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2002-10-14 12:53:30
그자리에 내가 함께 했다는것만으로도 난 만족한다.언제라도 그런날 만날 사람이 없다면 나를 찾아다오.

 효리2002-10-16 01:41:35
오랜만에 이 닉네임을 써봐...그랬구나..그날 그랬구나..나도 그럴때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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