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2003-04-25)

작성자  
   achor ( Hit: 1224 Vote: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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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개인

1주일이나 질질 끌어온 사직서가 기어이 오늘 통과됐다.
오늘 아침 사장은 내게 다시 한 번 의중을 물었고,
나는 단순 명료하게 그만 두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간 피곤했던 것도 사실이고, 회사일 때문에 내 개인적인 시간들이 현저히 줄어든 것도 사실이지만
시원한 느낌보다는 아쉬움이 크다.

사람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일한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나는 이곳에서 내가 가진 능력보다 더 큰 대우를 받았던 것 같다.
보잘 것 없는 나를 이토록 크게 인정해 줬던 곳은 없었던 느낌이다.

그러나 소중한 사람한테 더 잘 해줘야 하는 법.
나야 조금 더 다닌다 한들 뭐가 그리 큰 문제일까 싶지만
내게 잘 해준 회사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떠나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배려임을 알고 있다.

어쩌면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정직원 생활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김호겸 사장님은 내가 아는 최고의 어른들 중 한 명이라는 기억을 남기며,
쓸쓸한 봄비 속에서 내 마지막 직장생활이 가고 있다.

오후 1시 34분.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7,882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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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2003-04-25 14:00:55
그렇구나..결국은 그만 두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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