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200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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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136 Vote: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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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건강검진을 받았다.
오전에 여유롭게 검사를 받고,
화사한 봄 햇살 속에서 여의도를 달려 돌아오던 기억은 따뜻하게 남았다.


그간 건강검진은 내게 불편한 강요일 뿐이었다.
미루고 미루다 한 해가 가기 직전인 12월 말에나 겨우 병원에 들리곤 했었다.
자만까진 아니나 특별히 아픈 데도 없고, 잔병치레도 없기에 건강에 그리 신경쓰지 않아왔다.

그렇지만 이번은 조금 달랐다.
나이가 좀 더 든 탓도 있겠고, 주변에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많아진 탓도 있겠다.
처음으로 수면내시경까지 받아냈다.
너무 푹 잠들어서 기억도 나질 않지만...

사실 나는 술, 담배를 많이 하고,
수면시간도 극히 적을 뿐더러
식생활도 굶거나 대충 배고프면 아무 거나 먹는 정도고,
직장인치곤 불규칙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 분명하다.
내가 초인이 아닌 이상 어딘가 문제가 생길 확률은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사전 작성한 문진표엔
담배 하루 2갑, 술 매일, 운동 전혀 안함 등으로,
사실보다는 좀 더 극하게 답변을 하여 제출했었다.


검사결과에 대해 오늘 전화로 통보를 받았다.

역시.
아무런 이상 없이 너무 건강하단다.

거듭 확인한다.

술, 담배를 많이 하고, 잠도 적게 자며, 운동도 안 하는데
정말 건강한 건가요?

네, 어느 한 군데도 이상 없이 아주 정상적이세요.

어쩔 수 없다.
타고난 건강이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건강하다는 건
내가 받은 가장 큰 축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 achor


본문 내용은 5,69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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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