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펀드 (2010-04-21)

작성자  
   achor ( Hit: 4777 Vote: 7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정치

아! 이런!
보안문제로 회사에서는 인터넷에 글 쓰는 행위를 철저하게 막고 있고,
하필이면 유시민 펀드는 게시판에 글 쓰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이따 퇴근하고 집에 가서 얼른 사야지, 했었는데...

젠장!
집에 와서 보니 벌써 40억 7천 3백만원의 상한액을 넘겨 버리곤 약정 마감이랜다.

유시민 펀드

이것 하나 갖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잘 됐다.
경기도에 투표권은 없지만 부디 결과 또한 좋기를 희망한다.

- achor



딴지일보에 좋은 글이 있어 옮긴다.


[딴지] 단일화 협상 결렬 - 결국 화두는 유시민

[정치] 단일화 협상 결렬

2010.4.21.수요일

물뚝심송

하루죙일 뺑이치고 났더니,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고, 황빠들의 공적 최승호PD는 검찰을 상대로 통렬한 니킥을 날렸고, 간첩이 내려와서 황장엽 할배를 죽이려고 그랬단다.

세상 참.. 돌아가는 꼬라지 하고는.. 별로 차이도 없는 비렁뱅이 야당들끼리 후보 단일화 협상 하나 제대로 못하는 판에 "친노와 진보의 화해" 따위의 공상이나 늘어놓던 내가 스스로 못마땅해지면서, 만사가 귀찮아지고, 그냥 농담 댓글이나 몇개 쓰고 자버릴까 하다가 못내 맘에 걸리는 게 있어 곰곰히 생각을 해 봤더니..




결국 화두는 유시민이었던 것이다.

유시민 펀드


참 신기한게, 그 난다 기다 하는 놈들이 우글대는 정치판에서 그래도 한가닥씩 한다는 인간들이 어째 그리 한결같이 유시민 하나를 못 당해서 절절 매고 있단 말인가? 신기하기도 하여라..

일단 유시민은 상식을 벗어난 정치인이다. 내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 사람은 도대체 대한민국의 정치계의 상식으로는 해석이 안되는 행동을 자주 보여준다.

사실 상식을 벗어나기로는 노무현이 으뜸이지만, 유시민은 그 노무현을 벤치마킹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우습게도 이 땅의 정치인들의 첫째가는 덕목은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즉, 나쁜짓을 일삼으면서도 동업자들에게 크게 욕먹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가증스러운 일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속으로는 저 새끼 내가 꼭 죽인다고 벼르면서도 겉으로는 웃으면서 대해야 된다. 실제로 한번 칼을 뽑으면 비록 상대를 죽일지라도 위험한 인물로 찍혀 자신도 조만간 죽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시민은 적을 만듦으로써 성장해온 정치인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유시민의 적이 아닌 정치인은 아마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밖에 안된다.

상당수의 386세대가 유시민을 지지하는 것과는 달리, 거의 모든 386출신 정치인들은 유시민을 위험한 인물로 취급하고 있다. 한 정당에서 같은 정권하에서 같이 행정경험을 쌓고 같이 호흡했던 정치인들마저도 유시민의 편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거기에 유시민은 정치적으로 해소하기 힘든 원죄의 굴레마저도 몇개나 가지고 있다.

그 첫번째는 바로 개혁국민정당을 파괴한 장본인이라는 점이다. 비록 노무현과 함께 해야 한다는 당위를 내세우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상당수의 개혁당원들은 아직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아마 앞으로도 그 과정을 결코 잊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 문제는 수많은 잠재적인 유시민의 지지자들이 선뜻 유시민 앞으로 달려가지 못하게 만드는 멍에가 되어왔다.

그와 유사한 수준의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우리당이 붕괴하고 도로 민주당으로 원상복귀 되는 과정에서조차 유시민은 대세를 거부했다. 이로써 민주당으로 다시 합류한 수많은 동지들에게서조차 유시민은 철저하게 버림을 받았다.
약간 다른 측면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입각을 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보건복지부를 이끌고 가는 과정에서 진보적 시각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수준의 줄타기 정책을 시도했다는 것도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이로 인해 유시민은 진보진영으로부터도 완벽하게 배척을 당하게 된다.

노무현의 정치적 유산을 물려 받는 과정에서 함께 물려받은, FTA나 파병등의 실책에 대한 공동책임까지 들러메고 있는 와중에, 단순히 노무현을 위해 같이 짊어진 책임 말고도 스스로 만들어낸 보건복지 정책들의 문제로 인한 오로지 자신만의 책임까지도 같이 떠메고 있는 형국이다.

유시민 펀드


이 정도면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주저앉는 정도가 아니라 땅속으로 파묻히고 말았을 수준이다. 그래도 그는 죽지 않았다.

모두가 그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회의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진 참여당이라는 정당만이, 그 자신들마저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일 수 밖에 없는 참여당의 당원들만이 그를 둘러싸고 지켜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과감하게 져버리고 대구시 출마를 집어 치운 채, 민주당의 간판스타가 온갖 공을 들여오던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버린다.

이것부터가 심상치 않은 결정이었는데, 이제와서 돌이켜보니 이 유시민이라는 괴물은 이것마저도 몇십수 앞을 다 읽어내고 던진 수였던 같은 느낌까지 든다는 얘기다.

노무현은 노빠가 지켜냈다. 유시민은 유빠가 지켜준다.

노무현은 민주당으로부터 괄시를 당했다. 유시민은 민주당으로 하여금 자신을 괄시하도록 만들고, 자신을 괄시하는 민주당을 때려 잡으려 하고 있다.

노무현은 희망돼지를 팔아 부족하나마 장사 밑천을 삼았다. 유시민은 펀드를 팔아 선거비용이 남아돌 판이다.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었다. 유시민은....




유시민의 단점만을 쭉 나열했지만, 유시민은 나름대로 덕목을 많이 가진 정치인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지지하는 지지자들과 소통하려 하고, 그 소통을 하는 방법에 있어 진솔하다.

유시민 펀드


비록 높은 수준의 학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도, 스스로를 지식 소매상으로 표현하며 자신이 가진 지식을 끊임없이 대중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을 한다. 정치인의 필수 소양인 언어능력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비록 그 언어능력이 어떤 상대와 대화를 함에 있어,

"네가 이러이러한 것을 원하고 있지만 그것은 이렇기 때문에 곤란하니까 너는 이런 수준에서 만족하도록 하고, 그러면 저런 문제도 해결되고 다 좋으니까 너는 이렇게 하는 게 좋다, 대화 끝~"

뭐 이런 식으로, 듣고 나면 하나도 반박은 못하겠지만 뭔지 모르게 자존심 상하고 부아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만드는 식으로 사용되어 적들을 양산하는데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거기에 결정적으로 수많은 유빠들을 양산하고 있는,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매력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말이다.

정책이고 나발이고 다 소용없다. 왠지 저 인간이 권력을 잡으면 뭔가 제대로 일을 벌여 줄 것 같은 기대감이 들게 해 주는 정치인이라는 얘기이다.

그런 그가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는 현재 상황이라면 유시민에게 거의 승산이 없어 보인다.

모든 여론조사 지표는 김문수의 승리를 확고하게 예측하고 있고, 단일화는 무산되었고, 유시민에게는 절대적으로 암울한 상황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아무 근거도 없이 불길한 느낌이 든다.

유시민이 경기도지사가 될 것 같다.

딴지정치부 물뚝심송 (multukss@gmail.com)


본문 내용은 5,32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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