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끄적끄적 73 9907 (199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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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513 Vote: 9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끄적끄적

『칼사사 게시판』 33743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73 9907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8/06 02:49    읽음: 59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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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8월 8일 21:40 조회수 40

  지난 99년 7월부터 한 달을 정리하는 끄적끄적,에
  다이어리 월간 정리를 기록해 두기로 하였으면서
  깜빡 잊어, 이렇게 뒤늦게나마 고쳐둔다.









        0. 1999년 7월

  첫째 주 : 이중모션
  둘째 주 : 대화 그리고 十元結義 후 26개월
  셋째 주 : 삶의 회의
  넷째 주 : 용민제대, 정아재회
  다섯 주 : 야타, MUFFIN, 전설처럼

  7월 23일 : 구속 2주년





        1. 학원에서

        그 쪼그만 아이들이 한껏 성숙한 흉내를 내어본다.

        귀를 뚫어 귀걸이를 한 아이,  향수를 뿌린 아이, 짙은 화
      장을 한 아이.  또 어떤 아이는 속살이  보일 듯한 나시티로 
      내 눈을 현혹시키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언니 옷일 것 같은 
      몸에 달라붙는 하얀 남방에 정장  비슷한 바지를 입고 와 얘
      네들이 내 또래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하기도 한다.

        선생님, 여자친구 있어요, 가끔  아이들이 물어오면 난 그
      런 건 왜 묻는데, 하며  짐짓 외면해 버린다. 가뜩이나 가슴 
      아픈데 더 비참하게 만드는 아이들. !_!

        그런 아이들은 한 마디로 귀엽다.
        집에 데려다 놓곤 하루종일 장난치며 놀고 싶다.

        학원에서도 바다로 여행을 한다고 한다.
        그 콩알만한 가슴을 보며 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그 
      아이들이랑 밤새도록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할까?  술을 마실 
      수도, 고스톱을 할 수도 없으니, 내 학창시절 수학여행 따라
      왔던 선생들이 가엾어진다.

        아, 어디 쌈박한 여선생이라도 들어온다면 좋으련만...




        2. 개털

        불과 몇  달 전과 비교하면 수입이  몇 곱절로 늘어났기는 
      했지만 남는 게 하나도 없는 건 마찬가지이다. 요즘 난 완전
      히 개털로 살아가고 있다. 흑. !_!

        어디에 무얼 하며 썼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한 
      달이 흐른 후에 보니 돈이  없을 뿐. 하긴 생각해 보면 주말
      이면 잘 나가긴 했다.  생의 마지막이라도 되는 듯 열정적이
      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개털이라고 해서 굳이 침묵해야만 하는 건 또 아니
      다. 오늘처럼 한 아이가  술 사준다며 24시에 만나자고 하는 
      날도 있으니. 아, 그런데 난 집에 있다. !_!

        며칠 전 병기가  점을 봐 주었는데, 내  손금에는 돈을 잘 
      벌긴 하는데 남는 건 하나도  없을 거란 운명이 그려져 있다
      고 했었다. 정말  그런가 보다. 적게 벌든,  많이 벌든 남는 
      건 아.무.것.도.없.다.

        그런데 처음 예상과는 달리,  아마도 난 이 학원강사란 아
      르바이트를 꽤 오랫동안 할 것 같다. 특별히 어려운 것도 없
      고, 편안하면서도  내게 큰 도움이 되고  있으니 지금으로선 
      아주 만족한다.




        3. 학교

        요즘 11시에 K2TV 드라마 학교,를 재방송하고 있어 지난날
      을 회상하며 보곤 한다.

        입에서 뿌연 입김이 솔솔  나오는 걸 봐서는, 투박한 외투
      에 동복 교복을 걸친 아이들을 봐서는 꽤 오래 전 드라마 같
      은데 내 느낌은 불과 얼마 전 이야기 같게만 느껴진다.

        불과 얼마 전 난 아주 재미있게 이 드라마를 보고 있었고, 
      그 무렵에는 사랑도 꽤나 뜨거웠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 얼마나 되었다고,  요즘 학교,를 보면 선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날 실감하곤 한다. 아, 저런 모습을 지녀
      야겠구나, 저게 바람직한 선생의 모습이겠구나, 혼자 생각해 
      본다.

        어쨌든 학교,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본 유일한 드라마였는
      데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4. 家內食

        오늘 밤, 정말 오랜만에 집에서 식사를 하였다. 아무리 안 
      되어도 근 한 달만의 일인 듯 하다.

        아침, 뒤늦게 일어나 출근하느라  식사를 못 하는 건 당연
      하고, 점심, 저녁이야  밖에 있다 보니 역시  사 먹게 되고. 
      또 주말이라 해도 집에서 자는  적이 거의 없었으니 그럴 만
      도 했다.

        약속이 있어 수업을 조금 일찍 끝냈으나 문제가 생겨 집에 
      일찍 왔더니 부모님이 안 주무시고 계셨다.

        밥이 참 맛있었다.
        그런데 내 어머니는 정말 요리를 못 하시는 분인데.

        아마도 시장이 정말 반찬인가 보다. --+











        5. 유흥업소 종사자

        내가 여자였더라도 유흥업소에서  일할 것도 같은데, 그렇
      다고 해서 순결을 무시하려는 태도를 취하는 건 아니다.

        물론 예전 같았으면 순결을 개한테나 줘버려,란 식으로 말
      하였을 지로 모르겠지만 요즘은 다소 생각이 달라졌다.

        굳이 대 놓고 순결을 무시할 필요는 없다. 순결한 건 순결
      한 거고, 순결하지 않은 건  순결하지 않은 것, 그냥 그뿐이
      다. 그 속에 우열은 없다.

        난 유흥업소  종사자라고 해서 결혼하지 않을  건 아니다.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중요한 건 이 맹목적이면서
      도 절대적인 사랑,이라고 믿는다.

        조금은 내  자신에게 간사한 느낌도 드는데  사실 그런 건 
      아니다. 다만 이런저런 삶의  모습을 바라보며 또 환경이 바
      뀌어 가면서,  생각도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려 
      하는 게다. 난.








        6. 우울한 밤

        오늘밤은 조금 우울하다.
        특별한 까닭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마도 괜히 쪽지를 보낸 
      건 아닌가, 하는 데서 오는 책망감 때문인 것도 같다.

        이별에 편안하지 못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어
      느새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고 있는 내 자신을 돌이켜보
      니 어쩐지 쓸쓸한 감이 들어온다.

        가끔 친구들이 왜 그런 미친  짓을 했느냐고 물어올 때 난 
      적당한 답을 찾을 수 없다. 별다른 까닭도 없으면서 일을 저
      지르고 난 후 후회하고 있는  개구쟁이 아이 같은 느낌을 받
      는다.

        아직 너무 어리고 미숙하다.
        난 정말이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사상을 지니고 
      싶다.










        7. MUFFIN

        MUFFIN을 잘 완성해 내고  싶다. 올해가 시작할 무렵 계획
      했던 일 중에 하나가 바로 MUFFIN이다.

        시간을 허비하고 나서 이제서야  대충대충 시작해 보고 있
      는데 잘 되었으면 좋겠다.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게다.





        8.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어느 마을이 어느 상황에 의하여 완전히 고립되어 그 마을 
      젊은이들은 그 속에서만 사랑을 찾아야 하는 거야.

        그리하여 한때 애인의 친구였던  사람이 새로운 애인이 되
      고, 헤어지고 또 그  애인의 친구였던 사람이 새로운 애인이 
      되고... 반복의 반복.

        난잡하겠지? 그렇지?
        그렇지만 그것이 사랑을 찾는 긴 여정이라면 그 어떤 손가
      락질도 난 두렵지 않을 거야. 사랑을 찾을 수만 있다면.


        6. 그렇지 않아.

        영화는 이미  끝났어. 더 이상 보여줄  화면은 없는 거야. 
      아무리 삼류극장, 보고  싶은 만큼 영화를 더  볼 수 있다고 
      해도 더 이상 보고 싶지는  않아. 극장을 나서며 조금 더 볼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거야.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아.




 제  목:(아처/] 남가좌동에서...                                     
 올린이:achor   (권순우  )    99/07/12 13:13    읽음: 2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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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 진열장을 유심히 살펴보다 결국 내가 고른 건
  신해철의 CROM'S TECHNO WORKS야.
  내게로 와줘, 내 생활 속으로...

  태양은 없다 OST나 Trainspotting OST를 보고 있으니까
  지난 날들이 많이 생각났어.
  영화 속에 삶이 스며 들어있는 느낌이었어.

  이곳은 느낌이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동1가 62-3,과 비슷한 편이야.
  오전의 평화로움과 오후의 나른함과
  음악과 영화와 그리고,
  자유가 있어.

  혼돈스러워 하고 있음을 걱정하진 않아.
  아마도 우리 나이 또래들이라면
  대개 나처럼 별 의식 없이 되는대로 살아가고 있을 테니 말야.

  손님에게 위화감을 주는, 아주 고압적인 홍대 한 Bar에서,
  무적 파워레인저는 끝을 모른 채 촬영되어가고,
  난 어느 CF 속에 들어있는 것 같았어.

  문을 여는 순간 보였던
  높은 천장과 너무도 하앴던 벽과 듬성듬성 놓여있는 테이블.
  Michael Bolton의 아주 전형적인 American Pop을 들으며
  이곳은 1999년 CF 속이란 환상에 빠져들었던 거야.

  시간이 흘렀어.
  언제 흘러가나 했던, 흘러가지 말았으면 했던
  그 시간들이 어느새 다 흘러가 버린 거야.

  23. 1977. 96.
  아, 이제 슬슬 출근 준비를 해봐야겠군.
  집엔 별 변고나 없으려나? --;


                                                            98-9220340 건아처

# 1999년 8월 6일 1시 40분 조회수 24

  앞으로 영원히,
  다시는 이곳에 가지 못할 듯 하다.

  그렇지만 먼훗날 언젠가,
  그 아이가 멋진 감독이 되고 난 후에
  나 역시 당당한 모습으로
  저 거친 세상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98-9220340 건아처

 제  목:(아처/]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                             
 올린이:achor   (권순우  )    99/07/17 11:32    읽음: 21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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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이상한 일이야.
  이상하게도 이 '나에게 오라'란 영화가 사라지지 않아.

  박상민, 김정현이 주연한 이 영화는
  그다지 인기 있었던 영화도 아니었고, 또 뭐 대단한 영화도 아니었어.

  그런데 이 영화가 사라지지 않는 거야.

  영화의 줄거리라든가 어떤 괜찮은 대사 한 마디 따위가 생각나는 것도 아냐.
  단지, 분위기,
  그 소박한 50-60년대 한국의 모습이 떠나질 않아.

  그런데 참 이상해 하면서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이건 마치 지누션의 '태권 V'와도 같은 거야.
  처음 이 노래가 나왔을 때
  난 한 친구에게 '이 노래 정말 이상하지 않냐?', 라고 했었던 걸 기억해.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 노래는 그 기묘한 분위기로 내 뇌리 속에 깊숙히 뿌리박혔어.
  종종 내 귓가에서는 '태권 V'가 들려와.

  가끔 난 이런 것들을 발견할 수 있어.
  첫 인상은 변변치 못했거나 아무 의식도 갖지 않았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것만의 매력을 깨닫는 것.

  그렇게 되면 난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어.
  난 그걸 알아.

  어쩌면 내 결혼은
  아주 평범했던 내 주위에 있는 친구와 할 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




                                                            98-9220340 건아처

 제  목:(아처/] 바다에 다녀온 후...                                 
 올린이:achor   (권순우  )    99/07/18 19:14    읽음: 15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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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랑콜리한 바다를 바라보며 25개월 전 그 날들을 생각해 본다.
  그 무렵 우리들은 누구나가
  가슴 속의 열정을 주체하지 못해 안달이 났었나 보다.

  때론 사랑 때문에, 때론 신념 때문에, 그리고 때론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그 나이대의 우리들은
  꼭 그럴 필요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헤쳐나가고 있었나 보다.

  1999년 7월 18일.
  이제는 다 끝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이젠 20대 중반으로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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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아처/] 월급                                                
 올린이:achor   (권순우  )    99/07/19 00:57    읽음: 19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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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바이트 월급을 받은 후 2번의 주말만이 흘렀을 뿐인데
  어느새 벌써 거의 다 탕진해 버렸어. 흑. !_!

  요 한 달은 근래 내 수입 중 다시 없을 만큼
  절정의 시기였었어.
  정확히 계산해 보진 않았지만 세 자리 내외였으니까 말야.

  그런데 벌써 다 날려버린 거야. 흑. !_!
  평일엔 밤을 새는 일이 아니면 거의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2-3번 아르바이트 끝나고 택시 타고 술 마시러 간 것 외에는
  돈 쓴 일이 없었을 거야.

  그럼 나머지는 모두 주말에 쓴 일일 것인데,
  너무해. !_!
  무엇에 썼는 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데
  지갑은 텅 비어버린 거야. !_!

  월급 받으면 뭘 좀 사려 했었는데 말야.
  이토록 허무하게 끝나버릴 줄이야. --;

  아, 아직 다시 월급 받을 날이 많이 남아있건만
  그 때까진 어떻게 살아간다... !_!

  장차 내 미래인 셔터맨을 위해서라도
  이제부터 가계부라도 써야할까봐. 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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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아처/] 난 폭주를 꿈꾸고 있다.                              
 올린이:achor   (권순우  )    99/07/24 01:17    읽음: 18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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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난 오토바이를 무척이나 타고 싶어하고 있어.
  비트,에서 내 나이 무렵의 태수는,
  그거 너 가져, 이제 난 네 발 달린 게 좋아졌어, 라고 말하지만
  난 이상하게도 두 발 달린 거에 빠져버린 거야.

  알고 있어.
  스물 셋, 내 나이로 폭주 뛰기엔 너무 어울리지 않다는 걸 말야.

  그렇지만 나도 어쩔 수 없어.
  그냥 오토바이가 무척이나 타고 싶어진 거야.

  일전에 오토바이를 타다 크게 다친 적이 있어.
  그 이후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도 다소 두려운 감이 들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
  나를 자유롭게 하는 날개, 이솔에게 몸을 달아주려는 거야.

  그렇다고 나쁜영화 속 아이들처럼
  폭주를 뛸 건 아니야.

  단지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싶은 거야.
  시원할 것 같지 않아?

  조금만 기다려.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 함께 바람을 가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제 곧 그 꿈을 실현시켜 줄 테니까.

  너희들도 마찬가지잖아.
  이제 오빠, 달려, 외치기엔 너희 역시 너무 늙었어. --+
  그러니 나로 만족하고 살아가렴. ^^;

  자, 이제 VF든 Exiv든 하나 마련해서
  달려볼 거야. 그게 지금, 이순간 내 꿈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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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아처/] 심야영화 보고 싶지 않니?                            
 올린이:achor   (권순우  )    99/07/25 13:22    읽음: 16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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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밤, 심야영화를 보기로 했다가
  일이 겹치는 바람에 결국 보지 못했었어.

  그런데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고 나니까
  너무나도 심야영화가 보고 싶은 거야.
  나, 지금까지 심야영화 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 흑. !_!

  그래서 심야영화가 뜨면
  함께 몰려가 볼 사람들을 찾아보고 있어.

  너희, 심야영화 보고 싶다면,
  내게 연락해 주렴. --+

  연인끼리 다정히, 한밤의 데이트도 좋긴 하지만
  또 때론 친구들과 몰려 가 왁자지껄 영화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야. ^^;

  어때? 심야영화 보고 싶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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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아처/] 내 주말은...                                        
 올린이:achor   (권순우  )    99/07/30 02:27    읽음: 19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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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대개는 일주일 내내
  별 여과시간 없이 지내다 보니까
  주말이 무척이나 소중해 졌어. 나.

  그래서 주말이면 난 아주 열정적이 되곤 해.
  쉽게 그토록 기다렸던 주말을 날려버리고 싶지 않거든.

  미리 주말을 준비해.
  누굴 만나 무엇을 할까, 계획을 세워놓거든.
  예전 아무 때나 시간이 넘쳐났던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지만.

  가능하다면 주말의 약속이 독특했으면 좋겠어.
  일반적인 것들,
  이를테면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신 후 집에 들어와 통신하는 건 원치 않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이후
  주말 모두를 집에서 자본 적은 거의 없어.

  지금 이순간도 이번 주말을 뭘하며 보낼까, 생각해 보고 있어.
  인천에서 락 페스티발을 한다고 하고,
  부천에서 심야영화 상영을 한다고 하고,
  또 바닷가도 가고 싶지만
  아직 뭘 해야할 지 모르겠어.

  어쨌든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려온 여름밤을
  그토록 허무하게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야.

  열정의 계절, 여름은
  화끈하게 불태우라고 있는 것일테니까 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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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아처/] 雨日之一場春夢                                      
 올린이:achor   (권순우  )    99/07/31 01:28    읽음: 17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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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늦잠으로 허둥대느라 우산도 준비 못했는데
  저녁엔 비가 오기 시작했어.
  창문밖으로 비오는 거리를 보며 생각했어.

  며칠 전 고2짜리 한 여고생이 들어왔어.
  그 아이는 그 누구보다도 독특해.
  제 아무리 심리학에 뛰어난 사람이라도
  그녀의 표정 속에선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할 것 같은 얼굴이야.

  유달리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귀여우면서도 청순한 매력이 있거든.
  그런데도 섹시해.
  그 나시티에 짧은 반바지, 그리고 슬리퍼 속에서
  성욕을 못 느낀 남자는 고자일 거야.

  그 아인 나와 집 가는 길이 다소 같아.
  그 아이는 마지막 수업.
  아마도 비가 오니, 그 아이와 우산을 같이 쓰고 갈 것 같았어.

  그 생각을 하니 난감해졌어.
  그 작은 삼단우산 안에서 누군가 흠뻑 비 맞을 게 아니라면
  우린 한 몸이 되어야만 하는 거였어.

  흘쩍 팔을 그 아이의 어깨 위에 올려놓는 거야.
  어이쿠, 비가 많이 오네, 혼잣말을 내뱉으며 살과 살을 맞대는 거지.
  나이트에서 만난 18살, 여자라면 아무 가책 없는 일이야.

  그렇지만 그 아이는 내 제자인걸.
  제자한테 그럴 순 없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아.
  예전 친구의 애인에게 그럴 수 없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던 것처럼.

  다소 움츠렸다가 다시 생각을 고쳐보아.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게 더 이상한 거야.
  비가 오잖아. 비 맞지 않으려면 그럴 수도 있지 뭐.
  다른 의미가 있는 게 아니야. 단지 비를 맞기 싫을 뿐.
  남자들 사이에선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거 아냐?
  같은 거야. 스승과 제자 사이에 성욕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해.

  그렇게 결론내리고 그 아이와 집으로 향했어.
  헉.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어느새 비가 그쳐버렸던 거야. !_!

  아, 애달픈 一場春夢이여...







                                                            98-9220340 건아처

# 1999년 8월 6일 1시 35분 조회수 17

  나, 이 아이가 점점 좋아져 가.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좋아져 가.

  그 아이도 날 좋아해 줬으면 좋겠어...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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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