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기형 결혼 (2001-11-18)

작성자  
   achor ( Hit: 1303 Vote: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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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개인

제 유년기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이종사촌 백순규 형이 드디어 결혼을 합니다. 방년 27세. --;
그리하여 저는 부모님 집에 갈 계획이고,
참으로 오랜만에 어머니쪽 친족들을 만나게 될 예정입니다. ^^

순규형 어떻게 변했을 지 궁금하군요.
가까이 살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못 본 지 몇 년은 된 것 같습니다.

제게는 이종사촌들이 꽤 있는데,
그 중에서도 어머니 바로 윗이모님의 순규형과 봉기가 가장 친했고, 좋았던 친족입니다.
특히 저와 동갑내기인 봉기는 제 어린 시절의 경쟁자이자 친구로서 위치했었지요.
한 번쯤 꿈꾸었을 내가 쌍동이라면,의 가정을 봉기로부터 실현시킬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봉기요? 넵. 멋있지요. ^^
어렸을 때 줄곧 반장을 도맡아 해온 그 친구는
제가 반장을 못 하는 1학기가 있으면 제 어머니의 기를 죽여놓곤 했었습니다. !_!
그리하여 저는 2학기가 되면 기필코 반장을 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
우리 때는 학기마다 반장을 뽑았지 않았습니까.

어린 날에는 봉기라는 존재가 그렇게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또 동시에 함께 오락실을 가기도 하고, 공놀이도 하기도 하는 친한 친구이기도 했었지요.

그렇지만 가까운 동네가 살았으면서도 한 번도 학교를 같이 다닌 적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아쉬운 게 한 번 학교 같이 다녀봤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것이지요.
더욱 아쉬운 것은
그 친구가 고등학생이 되어 제가 원래 가야할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드디어 같이 학교 다니게 되나보다, 싶었는데
마침 저는 제가 가야할 고등학교 대신에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말았거든요. --;
그래서 결국 이렇게 아직까지 아쉬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친구나 저나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공부를 도외시하였기에
그 때부터는 서로에게 부담감이 없어진 대신에
제 어머니, 그리고 제 이모님한테 부담감이 생기게 만들었지요. ^^
그 친구는 사고도 몇 번 친 것 같고, 저는 사고는 별로 안 쳤습니다만 공부 이외의 것에 몰입해 있느라
어머니들로서는 안타까움이 많았겠지요.

대학생이 되어 제가 아처제국에 살던 시절, 첫 번째 입대를 하기 얼마 전
봉기가 한 번 제 아처제국을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게 마지막 만남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후 저도 군대를 갔고, 봉기도 군대를 갔으니 말입니다.

서로 제대한 지 꽤 됐습니다만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은 내내 하면서도 한 번 보질 못했네요.

아시다시피 저는 학창시절에 여성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옛 초등학교 동창으로부터 전화가 와도, 친구들의 등살에 미팅에 마지못해 나가더라도 별 관심 없었던 제 학창시절을! ^^;

그리하여 저보다 그런 면에서 더 조숙했던 봉기를 이제서야 만나게 된다면
어느새 천상천하유일무이지상최대사상초유의 섹시가이가 되어버린 제 모습을 은근히 자랑하고 싶기도 하네요.

아참. 순규형, 결혼 축하해요. ^^*
행복하게 사세요.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43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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