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4장 (2008-04-10)

작성자  
   achor ( Hit: 3068 Vote: 53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4월 7일부터니까 이제 거의 1주일이 다 되어 가는군요.
물론 중간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기도 했고, 선거도 있어서
제대로 출근한 건 아직 이틀밖에 안 되긴 합니다만...

아무튼 저는 요즘 동양온라인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네. 그렇고 그런 직딩이 된 것이지요.

그래도 딴에는 오랜 은둔 끝에 세상을 향함에
매우 신중하게 선택하고, 또 선택하였습니다.

물론 일단 다녀보고, 별로면 그만 둘 수도 있다고는 생각하였었지만
그래도 이왕 굳은 결심으로 '風流'의 오랜 꿈을 접는다면
제대로 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긴 했었답니다.

일단 안정성을 위한 대기업 계열사에
웹을 기반으로 하되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개발쪽이 아닌 기획쪽 업무,
그리고 그룹 내에서의 입지,
이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었는데
동양온라인은 제가 바라던 모든 것을 충족해 주었었습니다.

금융 전문 그룹인 것은 경제학 전공과,
해야할 업무는 신문방송학과,
그리고 웹이라는 기반은 정보통신공학과 모두 연관이 되어서
제 세 가지 전공과도 잘 맞기도 했고요.

특히나 그룹 오너, 미혼의 막내딸이 본부장으로 있는 데다가
계열사 관련하여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지요.
그간 연마해온 기술로 잘 꼬셔낸다면 단 번에 대기업 오너 사위가 되는 것니까요. -__-;

아무튼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매우 좋은 데다가
제가 청일점이기도 하여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하며 잘 다니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여
그간 하지 못했던 광합성을 듬뿍 하는 한편으로 꾸벅꾸벅 졸다보면 퇴근시간이 되고,
퇴근하여서는 최근 터진 쟁에 열심히 참여하다 보면
금새 하루가 가 버려서
삶의 여유가 없어진 건 매우 애석하긴 하네요.

참으로 오래 됐습니다.
길게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부터,
짧게는 아처웹스. 창사 이후부터
어쩐지 세상 다른 사람들과는 어긋나 있기도 했던 제가
아무튼 이제 제 자리로 돌아온, 그런 느낌입니다.

어떤 이는 대학 시절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했고,
또 어떤 이는 대학 시절 마음껏 도전하였지만
결국은 같은 길에 서게 된 그런 느낌도 나고 그렇습니다.

그간 마음껏 자유롭게 살아왔으니
같은 길 속에 있다 해도 제가 손해볼 건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뭐 그렇습니다.




한 가지 걱정거리라면
경력도 잘 인정 받았고, 또 화려한 이력서 덕분에 나름 기대를 갖고 계신 분도 있을 것인데
제 실력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겠습니다.

HCI 스터디도 시작했고, 영어공부나 운동도 좀 하고,
스타벅스를 가거나 미드를 보면서
이 시대의 적당한 직장인이 되고자 노력은 해야겠습니다.

아직까지는 매우 좋습니다.

- achor


본문 내용은 6,07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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