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인적성검사를 보고 나서... (2008-04-19)

작성자  
   achor ( Vote: 5 )
분류      개인

지금은 매우 만족하며 잘 다니고 있습니다만
그 때는 다녀보고 별로면 과감히 때려칠 생각도 갖고 있었기에
동양 입사가 결정돼 있었음에도 SK에 지원해 뒀었습니다.

사실 입사에 관해 주변 친구들과 얘기를 많이 나눴던 탓에
대충 SK도 합격할 것 같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지원한 분야가 동양은 기획쪽이고, SK는 개발쪽이라
먼저 합격한 동양에 가서 기획 좀 해보고, 별로면 SK에서 하던 개발이나 하자,고 내심 생각했던 것이지요.
(넵.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혼자 입맛 다시고 있었지요. -__-;)

아무튼 며칠 전 합격했다며 인적성 검사 보라고 연락이 와서
한국행동과학연구소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무슨 짓을 하려나 싶어서 대충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삼성의 SSAT처럼 IQ 테스트 비슷한가 봅니다.

학창시절 제가 IQ 테스트만큼은 항상 좋은 성과를 거두곤 하지 않았겠습니까.
게다가 다녀보니 동양에서의 만족도도 최상인 상태라
SK가 훨씬 더 큰 그룹사이긴 했지만 그닥 갈 생각은 없기도 하여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지요.

1분이라도 늦으면 입장 불가라던데
귀찮아서 빈둥빈둥 대다 보니 딱 1분 전에 도착하더군요.

SK그룹사 전체의 인적성 검사였던 지라
대충 운동화 구겨 신고 이어폰 꽂고 설렁설렁 입장하던 저를 향했던
'저쉑 뭐야' 하는 양복쟁이들의 눈길이 따갑더군요. -__-;


아. 검사는 생각과 달리 매.우. 고전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거 뭐 그냥 한 번 보는 셈 치자,고 생각했던 게
첫 번째 검사에서 문제의 반도 못 풀었는데 시간이 다 됐다는 감독관의 말에
생각이 조금 바뀌기 시작하더니

두 번째, 세 번째 검사에서도 엄청난 시간의 압박에 쫓겨
푼 것 반, 못 푼 것 반인 답안지를 보고 있자니
허둥대지 않을 수 없게 되더군요.

결과적으론 반이나 풀었을련지 모르겠네요. ㅠㅠ


새삼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꼈고,
나이를 먹었다는 것도 여실히 체감한 하루였습니다.
특히 공간지각력, 수리판단력 같은 건 정말 제가 좋았었는데...
안습입니다. ㅠㅠ

사전에 불합격 판단여부로만 쓴다고도 했고,
또 경력 공채여서 TO가 몇 자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룹사 전체에서 20명 안쪽으로 본 정도니
떨어지는 사람은 몇 안 될 것 같긴 한데
그 몇 명 안 되는 사람이 바로 제가 될 것 같더군요. 훌쩍.

뭐 괜찮습니다.
어차피 안 갈 생각이었습니다.
진짜입니다. ㅠㅠ

- achor


본문 내용은 6,05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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