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정기총회 (200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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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834 Vote: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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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전자신문 정기총회는 참 좋았습니다.

저 같이 기사 안 쓰는 불량 기자한테도 가기만 하면 꼬박꼬박 교통비 명목으로 5만원씩 챙겨주는 데에다가
푸짐한 식사와 술, 안주 등이 무제한적으로 제공되니 말입니다.
아주 좋습니다. --;

게다가 한 번 모였다 하면 엠티 얘기입니다.
지난 여름, 한탄강 래프팅 엠티에 이어
이번 가을에는 인근 서바이벌 게임장에 가자고 하더군요. 캠핑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기대됩니다.

총회 때는 꾸중을 좀 들었나 봅니다.
요즘 다들 기사를 안 쓴다더군요. 매주 기사 내보내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기사 좀 써야할 텐데.
제가 있었다면 더 많이 혼났을 거라 합니다. 늦게 술자리만 끼길 잘 했습니다. --+

전자신문에서 술을 마시면 항상 밤을 새게 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 4시 넘어까지 술을 마셨습니다.
저는 전자신문 국장님에게까지 소문 나 있는 명예기자 최고의 주당이지요. ^^v

술을 마시면 말이 많아집니다.
평소 같으면 그리 격렬하게 논쟁하지 않았을 것인데
술 덕택에 아주 치열하게 요즘의 언론행태, 현 대학생들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전자신문 차장님께서는 80년대 대학생 시절을 보낸 사람으로
요즘의 대학생들은 정신이 없다는 취중망언을 하셨습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60년대 대학생이 80년대 대학생을 걱정했듯이
80년대 대학생이 00년대 대학생을 걱정하는 것이지요.
저 역시도 90년대 대학생으로서 벌써부터 00년대 대학생이 걱정되는 걸요.

그렇지만 그런 건 분명한 기우입니다.
세상은 원래 그렇게 흘러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변화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해 가는 것입니다.
비록 00년대 대학생을 걱정하는 건 저 역시 예외 아닙니다만
자신과 다르다 하여 잘못된 게 아니라는 생각은 적어도 분명히 갖고 있습니다.

또한 다들 차장님 말씀이라고 아무 말 못하던 게 참 보기 싫었습니다.
특히나 언론사에 있는 사람들이 그래서는 안 됩니다.
기자라면 할 말은 반드시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술에서 깨어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모두가 말리던 차장님과의 논쟁을 그렇게 깊게 할 필요는 없었을 것도 같습니다.
차장님의 말씀이 잘못된 것은 아직 확신하고 있지만
제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될 것이었는데.
차장님이 이 시대의 대학생들이 놀고 즐기는 것에만 빠져있다고 아무리 말씀하시더라도
사실이 그렇지 않다면 그만이었던 것을.
굳이 그 한 사람 생각 고쳐놓는다고 크게 나아질 것도 없었을 것을.

영등포에서 신천, 신천에서 행당까지 여정을 한 후에
동이 터올 무렵 신림으로 돌아왔습니다.
덕분에 교통비 5만원은 정말 교통비로 다 날아가 버렸지요. --+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40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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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